SNS가 총기 마켓 됐다…머스크 영상에 댓글로 홍보한 ‘테러 조직’ 美 정부 재산 표기된 무기까지 거래…엑스·메타 책임론 불거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그가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총기 영상에 후티 연계 무기상들이 총기를 판매한다고 올린 댓글. AP 연합뉴스·TTP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반군과 연계된 무기상들이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와 메신저 왓츠앱에 온라인 스토어를 열어 여러 해에 걸쳐 군용 무기를 판매해 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런데도 플랫폼 운영사인 엑스와 메타는 이런 계정들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비판이 거세다.
미국 비영리기구 ‘테크 투명성 프로젝트’(TTP)는 15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후티 연계 무기상이 ‘미국 정부 소유’라는 문구가 측면에 새겨진 M4 소총을 엑스에 광고하고 있다. 출처=TTP
TTP에 따르면 예멘발 엑스 계정 130개와 왓츠앱 비즈니스 계정 67개가 고화력 소총, 유탄발사기 등 전형적인 군용 무기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계정 중 상당수는 후티반군이 장악한 수도 사나에서 개설된 것으로 추정되며 일부는 후티반군을 노골적으로 지지하거나 로고를 사용하는 등 테러조직과의 연결고리를 숨기지 않았다.
왓츠앱 비즈니스 계정을 이용해 미국 식민지 군인과 ‘보존, 보호, 방어’라는 문구가 적힌 가죽으로 감싼 황금 글록 권총을 판매하는 무기상. 출처=TTP
특히 판매 무기 중 상당수는 미국산 무기로 일부는 ‘미국 정부 재산’, ‘미국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 표시가 붙어 있어 미군 유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소총 가격은 1만 달러(약 1400만 원)를 넘겨 구매자가 다른 무장단체일 가능성도 있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이들 무기상 계정 일부가 엑스의 소유주 일론 머스크와 ‘직접 소통’하며 마케팅에 이용했다는 점이다.
2023년 9월 머스크가 엑스에 저격총 발사 영상을 올리자 후티 연계 계정 3곳이 그 게시물에 댓글로 AR-15 등 자신들의 무기를 홍보했다.
문제는 엑스와 메타 모두 자사 플랫폼에서 무기 거래 및 테러조직 활동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해당 계정들을 방치했다는 점이다.
케이티 폴 TTP 대표는 “이런 행위는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으며, 회사들이 정책을 위반하며 사실상 이득을 보고 있는 셈”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엑스와 메타는 이 문제를 해결할 자본과 기술, 인력을 충분히 갖췄음에도 의도적으로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