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이집트 역사상 가장 유명한 파라오 ‘투트모세 2세’ 무덤 발견

약 3500년 전에 살았던 이집트 파라오 투트모세 2세의 무덤 위치와 입구. 출처=뉴킹덤 연구재단
약 3500년 전에 살았던 이집트 파라오 투트모세 2세의 무덤 위치와 입구. 출처=뉴킹덤 연구재단


고대이집트 역사상 가장 유명한 파라오인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견한 지 103년 만에 또 다른 파라오 무덤이 주인을 찾았다. 이번 발굴로 약 3500년 전 이집트를 통치한 파라오 시신의 미스터리도 풀렸다.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18왕조 4대 파라오 투트모세 2세(재위 BC 1491~1477)의 무덤을 확인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투트모세 2세는 고대이집트 역대 파라오 중 가장 유명한 18왕조 12대 파라오 투탕카멘(재위 BC 1361~1352)의 6대조다.

투트모세 1세의 아들이었지만 생모가 서열 낮은 둘째 부인이라는 점에서 왕권을 강화하려고 적통인 이복누이 하트셉수트와 결혼했다. 이집트 왕실이 피를 보존하기 위해 근친혼을 해 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투트모세 2세의 치세에 관한 기록은 알려진 것이 거의 없지만 하트셉수트로부터 심한 간섭을 받았다고 추측된다.

그가 일찍 죽자 하트셉수트는 남편과 둘째 부인 이세트 사이 자식인 투트모세 3세와 결혼해 22년간 섭정하며 이집트를 공동 통치했다.

급기야 하트셉수트는 투트모세 3세를 몰아내고 궁중 쿠데타를 일으켜 스스로 파라오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이집트 최초의 여성 파라오가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하트셉수트 여왕은 후일 투트모세 3세에게 쫓겨나 죽게 된다.

약 3500년 전에 살았던 이집트 파라오 투트모세 2세의 무덤 입구. 출처=뉴킹덤 연구재단
약 3500년 전에 살았던 이집트 파라오 투트모세 2세의 무덤 입구. 출처=뉴킹덤 연구재단


사실 투트모세 2세 무덤의 입구는 2022년 처음 발견됐다. 위치는 남부 룩소르 유적지 ‘왕들의 계곡’에서 서쪽으로 약 2.4㎞ 떨어져 있는데, 당시에는 인근에 하트셉수트의 무덤이 있어 그곳으로 이어진다고 여겨졌다.

약 3500년 전에 살았던 이집트 파라오 투트모세 2세의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 출처=이집트 관광유물부
약 3500년 전에 살았던 이집트 파라오 투트모세 2세의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 출처=이집트 관광유물부


그러나 영국·이집트 고고학자들로 구성된 발굴팀은 투트모세 2세의 이름이 새겨진 항아리 조각뿐 아니라 그와 하트셉수트의 이름이 새겨진 비문을 발견하면서 무덤의 주인을 확인했다.

약 3500년 전에 살았던 이집트 파라오 투트모세 2세의 무덤 내부. 출처=이집트 관광유물부
약 3500년 전에 살았던 이집트 파라오 투트모세 2세의 무덤 내부. 출처=이집트 관광유물부


이 무덤은 폭포 아래 지어졌었는데 투트모세 2세가 안장되고 나서 불과 몇 년 뒤 홍수로 인해 침수됐다고 추정된다. 투트모세 2세의 미라가 된 유해는 이미 19세기 인근 데이르 알바하리의 왕실 은신처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미라는 현재 카이로의 국립 이집트 문명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약 3500년 전에 살았던 이집트 파라오 투트모세 2세의 미라. 출처=이집트 문명박물관
약 3500년 전에 살았던 이집트 파라오 투트모세 2세의 미라. 출처=이집트 문명박물관


영국 측 발굴 현장 책임자인 뉴킹덤연구재단 소속 피어스 리더랜드 박사는 BBC에 “(투트모세 2세의 무덤) 천장 일부는 여전히 온전했다”면서 “노란색 별이 있고 파란색으로 칠해진 천장인데, 이는 파라오 무덤에서만 발견되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으로 원래 무덤이 위치한 곳에 대한 수수께끼가 풀렸다고 말했다.

이집트 정부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이어진 정치적 불안과 폭력 사태로 타격을 입은 관광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최근 몇 년간 새로운 고고학적 발견을 해외 언론 등에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지난해 관광객 1570만명을 유치한 이집트는 올해 18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태희 기자
Popular News
Latest Shorts
기자 PICK 글로벌 뉴스
TWIG 연예·이슈·라이프
서울 En 방송·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