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에 “모스크바 타격 가능” 무기 지원 예고…방어서 공격 전환? [핫이슈]
윤태희 기자
입력 2025 07 14 17:25
수정 2025 07 14 17: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인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에는 장거리 정밀 미사일 등 러시아 본토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공격용 무기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가 13일 보도했다.
매체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무기 지원 패키지에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까지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의 미사일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최종 결정을 내렸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이런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휴전 협상 무시 및 우크라이나 공격 확대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러시아를 상대로 중대한 성명을 14일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나왔다.
새 무기 지원안은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의 회동 과정에서 공개될 예정이며, 나토의 유럽 국가들이 100% 비용을 내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고 이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악시오스는 “공격용 무기 지원은 갈등 고조를 피하기 위해 방어용 무기만 제공하겠다고 밝혀온 트럼프로서는 중대한 방향 전환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휴전 요구를 무시한 듯 우크라이나 공격을 이어간 것을 두고 불만을 제기해왔고 이것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무기 지원 계획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푸틴 대통령이 자신과의 통화에서 전쟁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그(푸틴)는 모든 것을 차지하려고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트럼프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트럼프는 푸틴에게 정말 화가 나 있다”며 “내일 발표는 매우 공격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푸틴이 평화를 원한다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무기에 대해 “매우 정교한 군사 장비가 다양하게 포함될 것”이라면서 여기에는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시스템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타격 가능 무기 포함될까

2018년 9월 19일(현지시간) 미국 공군의 F-16 전투기가 멕시코만 상공에서 JASSM-ER 미사일을 투하하고 있다. 출처=미 공군
현재 거론되는 유력 후보는 미국의 공대지 장거리 스텔스 미사일 ‘JASSM-ER(AGM-158B)’이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 약 1000㎞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경에서 모스크바까지 직접 도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미국산 무기다.
JASSM-ER은 위성항법체계(GPS)·관성항법체계(INS) 유도에 적외선 영상유도까지 결합해 정밀도가 높고 스텔스 설계로 러시아 방공망 회피도 가능하다.
F-16과 F-15E 전투기, B-52 폭격기 등 다양한 군용기에서 운용되며, 러시아 전략 시설을 깊숙이 타격할 수 있어 잠재적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다만 이 미사일은 공중 발사가 필요한 무기체계라는 점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F-16 전투기를 전선에 투입해야 사용할 수 있다.
왜 전략적 전환인가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방어용 무기만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례 없는 수준의 공격형 무기 도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의 대러 전략이 본격적으로 ‘억제에서 압박’으로 전환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는 단순한 전장 차원의 변화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외교적 합의 실패에 따른 군사적 레버리지 확대에 나서고 있음을 의미한다. 악시오스는 “장거리 공격 무기 제공은 트럼프가 ‘휴전’에 불응한 푸틴에 대응해 꺼내 든 초강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