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헬기 인저뉴어티 비행, 퍼서비어런스가 생생 포착 [우주를 보다]

인저뉴어티가 비행하는 생생한 모습을 탐사로보 퍼서비어런스가 촬영했다. 사진=NASA / JPL-Caltech / ASU / MSSS
인저뉴어티가 비행하는 생생한 모습을 탐사로보 퍼서비어런스가 촬영했다. 사진=NASA / JPL-Caltech / ASU / MSSS
인류 역사상 최초로 화성의 하늘을 날며 신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소형 헬리콥터 ‘인저뉴어티’(Ingenuity)가 비행하는 생생한 모습을 탐사로보 퍼서비어런스가 촬영했다.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NASA 제트추진연구소는 인저뉴어티의 54번째 비행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이번 비행은 지난 3일 이루어진 것으로, 당시 인저뉴어티는 약 5m 고도까지 상승한 후 24초 동안 짧게 비행하고 다시 같은 이륙 지점에 착륙했다.
이 비행이 흥미로운 점은 약 55m 떨어진 지점에서 탐사로보 퍼서비어런스가 이 모습을 촬영했다는 점이다. 실제 공개된 영상에는 인저뉴어티가 화성의 표면에서 떠올라 호버링(정지비행)하는 모습이 생생히 담겨있다.  

특히 인저뉴어티는 이와 반대로 호버링 과정에서 퍼서비어런스의 모습을 촬영했는데, 공개된 사진을 보면 탐사로버는 맨 위에 자리잡고 있다. 한마디로 탐사로버와 소형 헬기가 머나먼 화성 땅에서 서로 주거니 받거니 사진을 찍고있는 셈.
지난 3일 인저뉴어티가 화성에서의 54번째 비행 과정에서 탐사로보 퍼서비어런스의 모습을 촬영했다. 사진=NASA/JPL-Caltech
지난 3일 인저뉴어티가 화성에서의 54번째 비행 과정에서 탐사로보 퍼서비어런스의 모습을 촬영했다. 사진=NASA/JPL-Caltech
앞서 인저뉴어티는 화성 땅에서 영영 낙오될 뻔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지난 4월 26일 52번째 비행에서 모선인 퍼서비어런스와 언덕을 사이에 두고 착륙하는 바람에 통신이 끊겼기 때문이다. 인저뉴어티는 퍼서비어런스를 거쳐 화성궤도를 도는 화성정찰위성(MRO)을 통해 지구와 통신한다. 이후 NASA는 지난 6월 30일 63일 만에 다시 인저뉴어티와 통신하는데 성공했고 지난달 22일 인저뉴어티는 53번째로 비행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인저뉴어티는 당초 예정된 136초 비행을 자동 중단하고 76초 만에 비상착륙했다. 이번 비행은 53번째 비행을 조기 종료하게 만든 이유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것으로 때문에 비행 시간은 24초에 불과했다.

NASA에 따르면 인저뉴어티는 지난 12일에도 55번째 비행에 나서 약 2분 30초 동안 264m를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 표면 위를 날고있는 인저뉴어티(오른쪽)와 퍼서비어런스로 가상 그래픽 이미지
화성 표면 위를 날고있는 인저뉴어티(오른쪽)와 퍼서비어런스로 가상 그래픽 이미지
이처럼 화성 하늘을 누비고 있는 인저뉴어티는 지난 2021년 2월 18일 퍼서비어런스에 실려 화성에 도착했다. 그로부터 2개월 후인 4월 19일 인저뉴어티는 지구 밖 행성에서 인류 역사상 최초로 40초 동안 3m까지 상승했다가 착륙하는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놀라운 사실은 당초 인저뉴어티가 총 5번의 시험비행만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인저뉴어티는 목표의 10배가 넘는 비행을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다만 화성에서의 ‘날갯짓’이 쉬운 것은 아니다. 지구 대기의 1% 정도로 희박한 화성 대기층에서 날아야하기 때문.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저뉴어티는 혹독한 화성 환경에서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동체가 티슈 상자만한 인저뉴어티는 너비 1.2m, 무게는 1.8㎏으로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날개 4개가 분당 2400회 회전한다. 이는 보통 헬리콥터보다 8배 빠른 속도다. 인저뉴어티에는 2개의 카메라와 컴퓨터, 내비게이션 센서가 탑재되어 있으며, -90°C까지 떨어지는 화성의 밤 날씨를 견디기 위해 태양열 전지도 갖추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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