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하던’ 30만년 전 고대 어린이의 발자국 발견 [핵잼 사이언스]
송현서 기자
입력 2023 05 17 16:20
수정 2023 05 17 16:20
독일 튀빙겐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독일 북서부의 구석기시대 화석 유적지에서 발견된 발자국 3개는 70만~20만 년 전 살았던 멸종된 인류인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의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에서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의 발자국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전 세계적으로는 4번째 발견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당시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가족’은 호수 기슭에서 고대 코끼리 등 다른 동물들과 함께 먹이를 찾거나 목욕을 하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알타무라 박사는 라이브사이언스에 “이번에 발견한 3개의 발자국은 고대 인류가 이 지역에 존재했다는 것을 밝히는 ‘직접적 증거’”라면서 “하나는 분명 성인의 것이었지만 다른 발자국들은 훨씬 작았다. 발자국 두 개가 어린아이의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시 같은 공간에 아이도 존재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선사시대 유적지에서 아이의 흔적이 발견되는 일은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알타무라 박사는 “발자국 3개는 아마도 소규모 가족이 나들이 중에 남겨진 것 같다”면서 “우리는 어린이를 포함한 고대 인류 그룹이 호수의 진흙투성이 물가에서 고대 코끼리 등 다른 종의 생물 사이를 걸으며 먹이를 찾거나 목욕, 놀이 등을 즐겼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아이들이 어른들을 돕고 당시 야생 환경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어릴 때부터 배우고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생대 제4기 전문 학술지인 쿼터너리 사이언스 리뷰(Quaternary Science Reviews) 최신호에 실렸다.
한편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는 처음으로 집을 짓고 큰 동물을 사냥한 고대 인류지만 약 2만 8000년 전 지구에서 멸망했다. 멸망 원인은 기후변화로 알려져 있다.
빙하기가 시작된 시기인 약 68만 년 전,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는 아프리카와 유라시아 대륙으로 나뉘었다. 유라시아로 나뉜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는 이후 네안데르탈인이 됐고, 남아프리카로 나뉜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는 추후 약 30만 년 전에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