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 천적 ‘가시관 불가사리’의 천적은 이 생물? [와우! 과학]
입력 2023 04 13 13:36
수정 2023 04 13 13:36
가시관 불가사리(crown-of-thorns starfish, 학명 Acanthaster planci)는 '악마 불가사리'로도 불리는데, 이름처럼 온몸이 뾰족한 가시로 덥혀 있다. 이 가시에는 무시무시한 가시에는 독이 있어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천적이 없다. 가시관 불가사리는 최근 대규모로 증식해 그렇지 않아도 지구 온난화와 해양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산호초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움직이지 않고 고착 생활을 하는 산호는 느리게 움직이는 가시관 불가사리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 과학자들은 세계 최대의 산호초인 그레이트 리프 배리어(대보초)에 서식하는 생물 가운데 이 가시관 불가사리 새끼를 잡아먹는 천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했다. 다 큰 가시관 불가사리는 독 가시 때문에 건드리는 생물이 없지만, 아직 가시가 자라기 전인 새끼는 많은 해양 생물의 먹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인공 수조에 가시관 불가사리 새끼(사진)을 넣고 산호초에 있는 게, 새우, 물고기 등 100종의 생물을 같이 넣어 가시관 불가사리를 가장 좋아하는 생물을 조사했다. 그 결과 가시관 불가사리 먹기 챔피언은 '붉은 긴집게발게'(red decorator crab, 학명 Schizophrys aspera)로 나타났다.
애니메이션 옥토넛 대원들은 산호초에 사는 다른 생물들과 힘을 합쳐 가시관 불가사리를 막아내고 산호초를 지켜냈다. 만화와는 다르지만, 우리 역시 산호초를 지키기 위해서 산호초에 사는 생물들이 필요하다.
사실 가시관 불가사리도 산호초에 살고 있는 다양한 생물 종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개체수가 갑자기 늘어 산호초를 심각하게 파괴하는 이유는 인간의 무분별한 남획과 환경 오염으로 천적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산호초에 사는 여러 생물을 보호해 다양성과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산호초 보호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