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보다] 인류가 달 너머로 지고 있다…오리온 우주선 ‘지구넘이’ 포착

달의 플라이바이를 앞둔 무인 우주선 오리온의 카메라로 잡은 지구의 모습. 달의 뒤로 지는 ‘지구넘이’ 직전이다.(출처=NASA)
달의 플라이바이를 앞둔 무인 우주선 오리온의 카메라로 잡은 지구의 모습. 달의 뒤로 지는 ‘지구넘이’ 직전이다.(출처=NASA)
얼마 전 80억 명을 돌파한 지구상의 인류가 달의 가장자리 너머로 지려는 순간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달의 부근에서 오리온 우주선이 찍은 이 스냅샷은 밝은 달의 가장자리에 걸려 있는 지구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른바 ‘지구넘이’가 일어나기 직전이다.

아르테미스 1호 임무 6일째인 지난 21일(이하 미국동부시간)에 찍은 우리들의 고향 지구 행성의 사진은 오리온 우주선의 외부 카메라로 잡은 것인데, 이때 오리온은 달 표면에서 130㎞ 이내 고도로 이동하는 플라이바이를 하기 직전이었다.

동력 기동으로 실행하는 플라이바이에서 얻는 속도는 달 주위의 먼 역행 궤도에 도달하는 데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그 궤도는 달 너머로 9만 2000㎞나 떨어져 있는 길쭉한 타원 궤도로, 우주선이 지구 주위를 도는 달 궤도의 반대 방향으로 궤도를 돌기 때문에 역행해야 한다.

지난 25일 역행 궤도에 진입하는 무인 우주선 오리온은 달 주위를 돌며 28일 지구로부터 최장 거리인 40만㎞ 이상까지 진출하는데, 이는 인류의 우주 탐사 역사상 아폴로 13호가 세운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다.

오리온 카메라가 잡은 이 ‘지구넘이’ 장면은 미 항공우주국(NASA)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었는데, 샌드라 존스 NASA 대변인은 “당신은 지구를 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자신의 고향을 보고 있습니다. 오리온이 지구에서 37만 3000㎞ 떨어진 심우주에 있기 때문에 당신은 바로 이 이미지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방송했다.
1968년 12월 24일 아폴로 8호 승무원 윌리엄 앤더스가 달 궤도에서 찍은 지구돋이. 지구가 햇빛 받는 부분만 나타나 마치 상현달 같은 모양이다. 캄캄한 우주공간에 달랑 떠 있는 지구는 생각보다 연약해 보인다. 사진=NASA
1968년 12월 24일 아폴로 8호 승무원 윌리엄 앤더스가 달 궤도에서 찍은 지구돋이. 지구가 햇빛 받는 부분만 나타나 마치 상현달 같은 모양이다. 캄캄한 우주공간에 달랑 떠 있는 지구는 생각보다 연약해 보인다. 사진=NASA
방송 중 존스는 1968년 12월 24일 아폴로 8호에서 방송된 유명한 크리스마스 이브 방송을 떠올렸다. 당시 세 명의 아폴로 우주비행사가 인간의 첫 번째 궤도 달 여행 중에 달의 흑백 영상을 지구로 전송했다. 아폴로 8호의 승무원 빌 앤더스도 달 표면 위의 ‘지구돋이'(Earthrise)의 컬러 이미지를 포착했는데, 이는 오늘날까지도 천체사진 중 가장 상징적인 이미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광식 과학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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