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잼 사이언스] 우영우도 모르는 비밀…돌고래 눈으로 본 먹이사냥

돌고래 몸에 부착된 카메라로 본 돌고래의 모습
돌고래 몸에 부착된 카메라로 본 돌고래의 모습
돌고래가 바닷속에서 어떻게 사냥하고 먹이를 먹는지를 보여주는 모습이 영상으로 촬영됐다. 특히 이 영상은 돌고래 몸에 부착된 고프로 카메라로 촬영돼 돌고래의 관점에서 자유롭게 사냥하는 모습이 담긴 최초의 징면이다.

최근 미국 국립해양포유류재단(NMMF) 연구팀은 돌고래의 사냥 과정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했다.

돌고래는 그간 미국과 러시아 등 몇몇 국가에서 군사용으로 훈련시켜 현장에 투입해왔다. 미국의 경우 돌고래를 포함한 해양 동물 12종을 군사용으로 훈련하는 ‘해양 포유류 프로그램'(NMMP)을 진행해왔으며 여러 동물보호단체의 비난에도 지금도 큰돌고래와 바다사자 등을 일부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돌고래가 군사용으로 활용되는 이유는 지능지수(IQ)가 60∼90 정도로 매우 높다는 점과 수중 음파탐지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음파탐지 장치인 소나보다 훨씬 더 '성능'도 좋아 적 전력을 염탐하는데 있어 최상의 비밀병기인 셈.
돌고래 몸에 설치된 카메라와 먹이를 잡는 과정에서의 눈, 그리고 먹이를 먹는 모습
돌고래 몸에 설치된 카메라와 먹이를 잡는 과정에서의 눈, 그리고 먹이를 먹는 모습
이번에 NMMF 연구팀은 미 해군의 협조를 받아 총 6마리 큰돌고래의 몸에 카메라를 설치한 후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만 바다에 풀었다. 완전히 야생 속으로 스며들어 자유롭게 사는 6개월 간의 행동을 영상과 오디오로 기록한 것. 이를통해 돌고래의 생태를 분석한 연구팀은 몇가지 특징을 밝혀냈다.

먼저 돌고래는 먹이를 찾을 때 매 20~50밀리초마다 끊임없이 '따다닥'하는 소리를 냈으며 실제 먹이로 다가가면 간격이 짧아지면서 '끽끽'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후 돌고래는 벌린 입의 측면에서 먹이를 빨아들여 배를 채운다. 연구팀은 돌고래가 소리를 내는 것을 '반향정위'(echolocation)의 한 형태로 분석했다. 곧 소리를 내어 물체에 부딪쳐 되돌아오는 음파로 먹이를 찾는 것.

연구에 참여한 다이애나 새뮤얼슨 디블 연구원은 "돌고래는 자연스러운 음파탐지 감각으로 소리를 튕겨 먹이를 찾아낸다"면서 "먹이가 가까워지면 눈 주위 근육도 변화가 일어나 시력도 사냥에 사용된다는 것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돌고래는 이같은 기술로 200마리 이상의 다양한 물고기를 잡아먹었으며 특히 한 돌고래는 독이 매우 강한 바다뱀(Hydrophis platurus)도 8마리나 잡아먹는 특이한 행동을 보였다. 디블 연구원은 "만약 이 돌고래가 야생에서만 살았다면 다른 구성원들이 이를 피하도록 가르쳤을 것"이라면서 "아마 다른 야생 돌고래 무리와 함께 먹이를 먹어본 경험이 부족해 생긴 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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