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보다] 이상 기온에 와르르…완전 붕괴한 ‘남극 빙붕’ 전과 후
박종익 기자
입력 2022 03 31 15:09
수정 2022 03 31 15:09
전체 면적이 이탈리아 로마 크기와 비슷한 콩거 빙붕은 이달 초부터 이례적인 속도로 녹기 시작해 지난 15일 경 완전히 붕괴돼 산산조각 났다. 이같은 모습은 ESA의 코페르니쿠스 센티넬2 위성으로 포착됐는데 같은 지역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확연히 차이가 난다. 먼저 지난 1월 30일 모습을 보면 거대한 콩거 빙붕이 보이지만 두 달 가까이 지난 21일 사진에는 완전히 조각나 있는 것이 확인된다.
거대한 빙붕을 이렇게 만든 것은 이상 고온이다. 남극 동부 내륙에 있는 콩코르디아 관측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이 지역은 -11.8℃까지 치솟았다. 과거 3월 평균 기온이 -48℃인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따뜻해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 특히 남극 동부 지역의 빙붕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잘 녹지 않는 특성도 있다. 미국 미네소타대 빙하전문가인 피터 네프 교수는 "남극 동부는 서부에 비해 얼음양이 압도적으로 많아 같은 속도로 얼음이 녹지 않는다"면서 "남극 동부지역 특성을 고려했을 때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고온 현상의 원인으로 최근 남극 동부 지역에 나타난 ‘대기천’ 현상을 꼽았다. 대기천은 대량의 수증기가 가늘고 길게 이동하는 현상으로, ‘대기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콩거 빙붕이 붕괴한 지난 15일, 남극 동남부 해안 지대는 대기천 현상으로 호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