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와 개미 조종하는 ‘좀비 곰팡이’…9900만 년 된 호박서 발견

thumbnail - 9900만년 된 호박에 갇힌 파리의 머리 부근에서 곰팡이가 자라난 것이 보인다. Nanjing Institute of Geology and Palaeontology; Chinese Academy of Sciences/NIGPAS
9900만년 된 호박에 갇힌 파리의 머리 부근에서 곰팡이가 자라난 것이 보인다. Nanjing Institute of Geology and Palaeontology; Chinese Academy of Sciences/NIGPAS


공룡이 돌아다니던 시절 이른바 ‘좀비 곰팡이’에 감염된 파리와 개미가 ‘영원한 무덤’에서 발견됐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9900만 년 된 호박(琥珀) 속에서 오피코르디셉스(Ophiocordyceps) 속에 속하는 고대 균류에 감염된 파리와 개미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름도 으스스한 좀비 곰팡이는 곤충에 기생하면서 뇌를 조종해 마치 좀비처럼 만든다고 해서 붙여진 별칭이다. 이 곰팡이균은 곤충의 몸 안으로 들어가 체내에서 영양분을 빨아들이기 시작한 뒤, 포자를 숙주의 몸에 가득 채우고 조종한다. 이후 숙주가 죽으면 곰팡이가 숙주의 몸에서 터져 나오고, 이후 더 많은 곤충을 감염시킬 수 있는 포자를 방출하는데 동충하초가 이런 형태로 분류된다.

이번에 중국 윈난대학교 고생물학 연구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각각의 호박 속에서 오피코르디셉스 속의 고대 균류 2종에 감염된 개미와 파리를 발견하고, 각각의 신종 균류를 팔레오피오코르디셉스 게론토포미카에(Paleoophiocordyceps gerontoformicae), 팔레오피오코르디셉스 아이로노미아에(Paleoophiocordyceps ironomyiae)로 명명했다.

thumbnail - 기생성 균류에 감염된 9900만년 된 호박에 갇힌 개미. Nanjing Institute of Geology and Palaeontology; Chinese Academy of Sciences/NIGPAS
기생성 균류에 감염된 9900만년 된 호박에 갇힌 개미. Nanjing Institute of Geology and Palaeontology; Chinese Academy of Sciences/NIGPAS


연구를 이끈 유휘좡 연구원은 “이 두 화석 발견은 지구 생태계가 이미 복잡했음을 보여주며 특히 오피코르디셉스는 백악기부터 곤충의 포식자 역할을 시작해 특정 그룹의 개체수를 조절했음을 시사한다”면서 “두 화석은 수많은 호박 표본 중에서도 매우 희귀하며 곤충과 균류의 공생 관계를 보여주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공동연구자인 덴마크 자연사박물관 주앙 아라우주 박사는 “선사시대 개미를 감염시킨 균류는 현시대 좀비 개미 균류의 조사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고대 기생 균류 표본은 매우 드물어 이들의 진화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한편 고대 개미와 파리의 영원한 무덤이 된 호박은 나무의 송진 등이 땅속에 파묻혀서 수소, 탄소 등과 결합해 만들어진 광물을 말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학회 회보 생물과학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최신 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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