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반항’은 진행 중, LA 그리피스 천문대 [한ZOOM]

영화 ‘라라랜드’의 두 주인공이 왈츠를 추던 장소로 유명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그리피스 천문대의 모습이다. 제임스 딘 주연의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의 배경이기도 했던 이 곳은 미국을 대표하는 천문대이자 로스앤젤레스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사진 : 그리피스 천문대 홈페이지.
영화 ‘라라랜드’의 두 주인공이 왈츠를 추던 장소로 유명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그리피스 천문대의 모습이다. 제임스 딘 주연의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의 배경이기도 했던 이 곳은 미국을 대표하는 천문대이자 로스앤젤레스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사진 : 그리피스 천문대 홈페이지.
조금 늦은 저녁이었다. 해는 이미 저물어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렌터카에 앉아 있기 너무 답답해 동기들에게 먼저 내리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언덕 위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을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조금 덥기는 했지만 습도는 높지 않았다. 무엇보다 여름 밤 풀내음이 너무 좋았다. 미국생활 경험이 있는 동기를 믿고 따라왔을 뿐 여기가 어디인지, 여기에 왜 온 것인지는 알지 못했다.

언덕에 다다르자 넓은 정원과 큰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동기는 여기가 영화 ‘라라랜드’(2016)와 ‘이유 없는 반항’(1955)의 촬영장소로 유명한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라고 설명했다.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영화의 촬영장소에 왔다는 설렘 때문이 아니었다. 잠시나마 칼 세이건(Carl Sagan∙1934~1996)을 존경하며 천문학자의 꿈을 꾸었던 젊은 날의 기억 때문이었다.
2016년 개봉한 영화 ‘라라랜드’는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이 사랑에 빠져드는 내용을 다룬 뮤지컬 형태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다. 두 사람이 로스앤젤레스 야경을 배경으로 춤을 추는 장면을 촬영한 장소가 그리피스 천문대였다. 사진 : 라이언스게이트 홈페이지.
2016년 개봉한 영화 ‘라라랜드’는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이 사랑에 빠져드는 내용을 다룬 뮤지컬 형태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다. 두 사람이 로스앤젤레스 야경을 배경으로 춤을 추는 장면을 촬영한 장소가 그리피스 천문대였다. 사진 : 라이언스게이트 홈페이지.
로스앤젤레스의 별명, 라라랜드(La La Land)2016년 개봉한 영화 라라랜드(La La Land)에서 주인공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미아(엠마 스톤)이 함께 왈츠를 추었던 장면을 촬영한 장소가 그리피스 천문대였다.

이 영화는 전세계적으로 4억 4500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렸고, 골든 글로브상 7개 부문 수상, 영국 아카데미상 5개 부문 수상, 미국 아카데미상 6개 부문을 수상해 흥행면과 예술면에서 모두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었다.

영화를 먼저 보고 왔다면 영화에서 받은 감동을 이 곳에서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을 텐데 지금 생각해도 그 점은 너무 큰 아쉬움이다.
그리피스 천문대에는 제임스 딘의 동상에 세워져 있다. 제임스 딘 동상 뒤로는 할리우드 사인이 보인다. 사진 : 그리피스 천문대 홈페이지.
그리피스 천문대에는 제임스 딘의 동상에 세워져 있다. 제임스 딘 동상 뒤로는 할리우드 사인이 보인다. 사진 : 그리피스 천문대 홈페이지.
영원한 우상, 제임스 딘(James Dean)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는 많지만 세상을 떠난 후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청춘스타로 기억되는 배우는 제임스 딘(James Dean·1931~1955)이 유일할 것이다. 그는 ‘에덴의 동쪽’(1955), ‘이유 없는 반항’(1955)으로 한 순간에 슈퍼스타가 되었지만 자동차 사고로 한 순간에 전설이 되어 사라졌다.

1955년 생전 마지막 작품이 된 ‘자이언트’ 촬영을 마치고 며칠이 지난 9월 30일이었다. 제임스 딘은 자동차를 타고 과속으로 달리다가 맞은편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하던 자동차와 충돌했고, 병원으로 실려가던 중 구급차 안에서 사망했다.



그리피스 천문대는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 제임스 딘의 결투장면을 촬영한 장소로 유명하며, 그 인연으로 제임스 딘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제임스 딘은 1955년 세상을 떠난 후 1956년 에덴의 동쪽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으며, 다음 해 1957년에는 ‘자이언트’(1956)로 다시 한번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다. 세상을 떠난 후에 두번이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유일한 배우라고 전해진다.
미국 사업가 그리피스가 1896년 로스앤젤레스에 부지를 기증했다. 이후 정부는 1933년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그리피스의 유언에 따라 기증받은 부지에 천문대를 세웠다. 현재 이 곳은 천문대이자, 수많은 영화를 촬영한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 : 그리피스 천문대 홈페이지.
미국 사업가 그리피스가 1896년 로스앤젤레스에 부지를 기증했다. 이후 정부는 1933년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그리피스의 유언에 따라 기증받은 부지에 천문대를 세웠다. 현재 이 곳은 천문대이자, 수많은 영화를 촬영한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 : 그리피스 천문대 홈페이지.
이유 있는 반항은 지금도 진행 중‘라라랜드’와 ‘이유 없는 반항’ 외에도 그리피스 천문대가 등장하는 할리우드 영화는 수없이 많다. 아놀드 슈와제네거 주연의 ‘터미네이터 I’(1984)에서는 미래에서 온 터미네이터가 처음으로 등장한 장소였으며,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터미네이터가 내려다본 도시가 바로 이 곳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내려다본 로스앤젤레스였다,

어느 곳을 가든지 그 곳에 대해 미리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 준 장소가 바로 그리피스 천문대였다. 평범한 천문대가 아니라는 점을 미리 알고 갔다면 제임스 딘 동상 앞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라도 남겼을 것이다. 당시 찍은 사진들을 찾아보니 망원경 사진만 잔뜩 채워져 있었다. 알고 바라보는 것과 모르고 바라보는 것이 주는 감동과 정보의 차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간격이 있다.

다음에 그 길을 밟는 사람들은 그러한 실수를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시작했으며 이번 주제를 마무리한다. 이 글을 쓰는 것은 나름의 ‘이유 있는 반항’이다.

한정구 칼럼니스트 deeppock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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