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보다] 우주서 포착된 섬 충돌 위기 ‘초거대 빙산’…펭귄 떼죽음? (영상)
박종익 기자
입력 2020 12 14 15:43
수정 2020 12 14 15:43
지난 11일(현지시간) 유럽우주국(ESA)은 지구관측위성 코페르니쿠스 센티넬-1이 촬영한 세계 최대 빙산 A-68A의 레이더 영상을 공개했다.
면적이 약 4200㎢에 달하는 A-68A는 지금으로부터 3년 여 전인 지난 2017년 7월 12일 남극의 라르센C 빙붕에서 떨어져나왔다. 당초 A-68로 명명된 이 빙산의 움직임에 전문가들은 촉각을 곤두세웠으며 그 위치와 상태를 센티넬-1을 통해 추적해왔다.
ESA에 따르면 A-68은 분리 후 2년 간은 크기의 변화가 크지 않았지만 이후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마치 새끼를 출산하듯 덩어리가 갈라지며 두개가 됐고 지난 4월에는 또하나 큰 덩어리가 생겼다. 이에 명칭도 A-68에서 각각 A-68A, A-68B, A-68C로 명명됐다.
문제는 거대한 빙산과 섬의 충돌이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사우스조지아섬에는 수많은 펭귄과 물개들이 사는 야생동물의 낙원이지만 거대한 빙산이 바닷길을 막으면 동물들은 사냥할 때마다 먼길을 돌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동물들은 에너지가 고갈돼 죽음을 맞이할 수 있고, 성체가 사냥해 온 먹잇감만 기다리는 새끼들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빙산과 섬이 충돌한다면 섬의 생태계 전체가 파괴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ESA가 공개한 영상은 A-68의 분리부터 현재까지의 이동 모습을 기록한 것으로 빙산의 크기가 워낙 커서 비행기의 항공사진으로는 전체 모습이 담기지 않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