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과학] ‘화성 탐사 내게 맡겨라’…NASA, 합체 로봇 개발하는 이유
박종익 기자
입력 2020 10 22 16:24
수정 2020 10 22 16:24
듀악셀 로버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사륜구동 화성 탐사 로버처럼 생겼다. 이 로버의 특별한 점은 분리되는 앞바퀴다. 본체와 뒷바퀴는 지지대 역할을 하고 케이블로 연결된 앞바퀴와 바퀴 축은 별도의 미니 로버로 움직일 수 있다.
이런 별난 로버를 만든 이유는 기존의 로버로는 탐사하기 어려운 가파른 경사 지형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물론 큐리오시티나 오퍼튜니티 같은 화성 로버들도 어느 정도 경사는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태양전지나 출력이 약한 원자력 전지로 움직이다 보니 50~60도의 가파른 경사 지형을 통과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화성에는 비교적 최근에 물이 흘렀던 것으로 보이는 가파른 경사 지형이 있다. 물론 화성 표면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지만, 화성 지하 깊은 곳에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 지하수가 우연히 경사로를 따라 흐르면서 증발하거나 얼어붙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매우 가파른 경사 지형이라 로버를 직접 보내 확인할 수가 없었다. 듀악셀 로버는 이 한계를 극복할 NASA의 비밀 무기인 셈이다.
듀악셀 로버는 현재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기초 연구 단계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화성 탐사를 넘어 여러 가지 임무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단순 탐사 임무를 넘어 달 크레이터 내부에 케이블을 깔아 전파 망원경을 건설하는 임무도 구상하고 있다. 단순 개념 연구를 넘어 실제 우주 탐사 임무에 분리 합체 로버가 투입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