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월급루팡’ 직원이 회사 고소한 이유

오랑주(프랑스텔레콤의 브랜드명)에서 20년간 근무한 여성 ‘로렌스 반 바센호브’가 최근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프랑스 지역신문 ‘라 데페쉬’ 갈무리
오랑주(프랑스텔레콤의 브랜드명)에서 20년간 근무한 여성 ‘로렌스 반 바센호브’가 최근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프랑스 지역신문 ‘라 데페쉬’ 갈무리
20년 동안 다닌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프랑스 지역신문 라 데페쉬는 12일 프랑스의 최대 통신사 오랑주(프랑스텔레콤의 브랜드명)에서 20년간 근무한 여성 로렌스 반 바센호브가 최근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반 바센호브는 현재 은퇴한 상태다.

그는 “20년간 월급을 받으면서도 업무에는 참여할 수 없었다”면서 “회사가 장애인인 자신을 차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천적으로 뇌전증과 편마비(몸의 한쪽이 마비된 상태)를 앓고 있다.

바센호브는 1993년 프랑스텔레콤(현 오랑주)의 공무직으로 채용됐지만, 장애로 인해 비서직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직업 만족도에 대해 고민했고 2002년 프랑스 내 타 지역으로의 전근을 신청했다. 하지만 바뀐 업무 환경에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는 아무 업무도 주어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렇지만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었다. 두 자녀를 둔 어머니로서 생계를 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 아이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앓고 있어 병원 치료비도 필요했다.
프랑스의 최대 통신사 오랑주(프랑스텔레콤의 브랜드명)에서 20년간 근무한 여성 ‘로렌스 반 바센호브’가 최근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프랑스 지역신문 ‘라 데페쉬’ 갈무리
프랑스의 최대 통신사 오랑주(프랑스텔레콤의 브랜드명)에서 20년간 근무한 여성 ‘로렌스 반 바센호브’가 최근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프랑스 지역신문 ‘라 데페쉬’ 갈무리
바센호브는 “20년 동안 한 회사에 소속된 직장인이었지만 제대로 된 업무를 맡아 본 기억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하지 않고 돈을 받는 것은 특권이 아니”라며 “견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회사에서의 고립이 직업적 상실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2013년 회사는 그에게 퇴직을 요구했다. 회사를 나오고 2년이 지나고 바센호브는 장애인 차별 반대 투쟁을 하며 당국에 ‘부당 해고’ 사실을 알렸으나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로렌스 반 바센호브’와 그녀의 대리인 ‘데이비드 나벳-마틴’. 사진=프랑스 지역신문 ‘라 데페쉬’ 갈무리
‘로렌스 반 바센호브’와 그녀의 대리인 ‘데이비드 나벳-마틴’. 사진=프랑스 지역신문 ‘라 데페쉬’ 갈무리
바센호브 담당 변호사인 데이비드 나벳-마틴은 “오랑주가 장애를 앓고 있는 의뢰인을 위해 더 다양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회사의 부족한 대처가 의뢰인의 우울증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오랑주는 바센호브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오랑주 측 대변인은 “회사는 해당 직원의 안정적인 직장 근속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바센호브가 질환으로 병가를 쓰는 일이 잦았기에 (업무 배정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사 나벳-마틴은 “장애인에게 직장은 사회와의 연결고리”라며 “오랑주 측에 의뢰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요구했지만 응답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규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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